어도비가 연 1회 성과 평가 제도를 폐지한 이유

어도비가 연 1회 성과 평가 제도를 폐지한 이유

2012년 3월, 당시 어도비의 글로벌 인사 및 조직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이었던 도나 모리스는 인도 어도비 오피스를 방문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인도의 주요 경제지인 이코노믹 타임즈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죠.

기자는 그녀에게 HR을 혁신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고, 시차로 피곤한 상태였던 그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연 1회 진행하는 기존의 성과 평가 제도를 폐지할 계획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당시 어도비 내부에서 아직 공유되지 않았던 생각이었지만, 인터뷰가 기사화되며 전 세계에 보도됐고, 어도비의 대대적인 변화에 불을 붙였습니다. 기존의 연 1회 평가에서 벗어나, 더 자주 이루어지는 피드백과 코칭 중심의 세션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 것이죠. 이 세션들의 핵심은 모든 구성원의 성장과 개발에 집중하는 데 있습니다.

이제 어도비가 어떻게 성과 관리를 재정의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어도비는 어떻게 성과 평가를 운영할까?

어도비는 2012년 기존의 연간 성과 평가 시스템을 전면 폐지했습니다. 기존 시스템은 연 1회 리뷰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었죠. 그 대신, 매니저와 구성원이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더 자주, 덜 형식적인 ‘체크인(Check-in)’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어도비의 체크인 시스템은 F1 레이스카의 ‘피트 스톱(pit stop)’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피트 스톱이 차량에 연료를 보급하고 상태를 점검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듯, 체크인도 구성원이 업무 중간중간 이슈를 해결하고 방향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체크인 시스템은 아래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 목표 및 기대 설정
  • 피드백
  • 성장 및 개발

🏁 목표 및 기대 설정

체크인의 첫 단계는 '무엇을 기대하는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매니저와 구성원은 한 해 동안 달성해야 할 핵심 결과, 업무 목표, 기대 행동에 대해 합의합니다.

  • 구성원과 매니저는 구체적인 목표와 기대치를 함께 설정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추적하며 리뷰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지속적으로 역할, 책임, 성공 기준과 측정 지표를 명확히 하며, 결과물과 행동, 기여도를 함께 점검합니다.
  • 이처럼 계획적인 리뷰 체계는 매니저와 구성원이 항상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피드백

  • 매니저와 구성원은 정기적인 피드백과 교육을 통해 강점과 개선점을 파악하고,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과 향상을 도모합니다.
  • 자주 주고받는 피드백은 구성원과 매니저 모두가 개선이 필요한 영역에 더 잘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성장 및 개발

  • 구성원은 자신의 성과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을 때, 구체적인 학습 및 커리어 목표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성장 중심의 체크인을 이끌어갑니다.
  • 각 구성원은 조직의 방향성과 개인 목표를 조율하며, 기술과 지식 향상을 위한 기회를 탐색합니다.
  • 모든 구성원의 성장은 고성과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미래 리더를 육성하는 기반이 됩니다.

어도비의 체크인 프레임워크 운영 방식

어도비는 매니저와 구성원이 체크인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툴킷으로 제공합니다. 이 가이드는 아래 세 영역으로 나뉘어 구성됩니다.

1️⃣ 성과 정의서 작성

매니저는 매년 1분기 초에 체크인을 시작하며, 연간 목표를 설정하는 대화를 이끕니다. 구성원은 본인의 기대치를 명확히 이해하고, 어떤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받을지 파악해야 합니다. 매니저와 함께 목표를 정렬하고, 1페이지 분량의 성과 정의서를 작성합니다. 이 문서는 연중 지속되는 논의와 업데이트의 기반이 됩니다.

어도비는 이 성과 정의서를 기반으로 아래 세 가지 기준에 따라 평가합니다:

1. 기대 수준을 얼마나 충족했는가?
2. 비즈니스에 어떤 임팩트를 냈는가?
3. 기대 달성을 위해 타인과 어떻게 협업했는가?

2️⃣ 성과 정의서 작성 가이드라인

어도비는 성과 정의서를 잘 작성할 수 있도록 구성원에게 다음을 안내합니다:

  • 충분한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작성하기
  • 전용 워크시트를 활용해 목표를 구조화하기
  • SMART 기준에 따라 미리 초안 준비하기
  • 추상적인 포부가 아닌,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 설정하기
  • 회사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자주 질문하고, 비공식 피드백 요청하기

또한, SMART 목표 체계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툴킷에서 관련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성과 정의서는 어도비 성과 관리의 중심 도구로, 구성원은 아래의 과정을 따라야 합니다.

  • 자신의 기대치를 확정하고 공유하기
  • 체크인 전 진행 상황을 성찰하기
  • 조직 맥락과 피드백을 꾸준히 수집하기

3️⃣ 매니저를 위한 가이드라인

매니저는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 기대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대화 전 본인의 기대치를 먼저 정리하기
  • 측정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구성원과 함께 설정하기
  • 연중 수시로 기대치를 점검하고 조정하기
  • 체크인을 정기적으로 유지하고, 조직 내 업데이트를 공유하기
  • 설정한 기대치를 기준으로 구성원의 성과를 추적하기

4️⃣ 피드백

피드백은 매니저 혼자 하는 일이 아니에요. 어도비에서는 매니저와 구성원이 함께 책임지는 양방향 프로세스로 운영됩니다.

매니저는 구성원의 성과, 업무 스킬, 목표 달성도,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피드백을 주고, 구성원도 매니저의 리더십이나 지원 방식에 대해 피드백을 전달합니다.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어도비는 툴킷을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어요.

실제로 매니저는 이런 질문을 자주 사용합니다:

  • 이 구성원이 잘하고 있는 건 뭘까? 그게 왜 효과적이지?
  • 더 나아지려면 어떤 점을 바꾸면 좋을까?
  • 목표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구성원도 마찬가지예요. 매니저에게도 피드백을 주는 게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혀 있고, 그럴 때는 몇 가지 기준을 꼭 기억합니다. 지금 타이밍이 맞는지, 말이 구체적인지, 감정이 아닌 피드백인지. 화가 나 있을 땐 피드백을 잠시 멈추고, 모호한 표현보단 명확한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요. 건설적인 피드백은 결국 모두의 성장을 빠르게 만드는 힘이니까요.

어도비의 피드백 프레임워크

어도비는 피드백이 단순한 코멘트가 아니라 성과와 성장을 연결짓는 대화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피드백 세션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해, 구성원과 매니저가 함께 참고할 수 있는 네 가지 중심 포인트를 제시합니다.

✅ Specifics – 구체적으로 묻고 답하기

구성원은 이렇게 자문해보는 것부터 시작해요.

  • 내가 잘하고 있는 건 뭐지? 그리고 그게 왜 의미 있을까?
  • 혹시 내가 인지하지 못한 퍼포먼스 이슈는 없을까?

매니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관찰과 실행 계획으로 응답하죠.

“X를 조금만 더 보완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야.”
“프로젝트/팀에서 네가 X를 해준 게 큰 도움이 됐어.”

✅ Ask – 질문을 통한 성찰

피드백은 일방적인 전달보다 좋은 질문에서 시작돼요. 구성원은 “내가 앞으로 멈춰야 할 일, 시작해야 할 일, 계속해야 할 일은 뭘까?”를 고민하고, 매니저는 “이 상황을 다시 겪는다면, 나는 어떤 방식으로 달리 했을까?”처럼 본인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 Impact – 변화의 효과 확인

좋은 피드백은 단순히 ‘잘했다, 아쉽다’를 넘어서 이 변화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까지 이어져야 해요. 예를 들어 “X를 개선하면 Y만큼의 임팩트를 기대할 수 있어요.”처럼, 성과와 성장을 연결해주는 거죠.

✅ Do – 실행 약속하기

가장 중요한 건 이 대화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 매니저는 “내가 어떤 식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를,
  • 구성원은 “그럼 난 앞으로 뭘 달리 해볼까?”를 스스로 정리합니다.

어도비는 이 단계 이후, 매니저에게 아래와 같은 ‘후속 액션’을 권장해요.

  • 구성원이 약속한 변화를 실제로 실행하는지 확인하기
  • 자주 비공식 피드백 주고받기
  • 팀원들의 기여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기
  • 계속해서 열린 피드백 문화를 만들어가기

성장과 개발의 프레임워크

어도비는 구성원의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어요. 직원은 단순한 인력이 아니라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성과 관리 시스템 역시 평가보다 개인의 성장과 커리어 개발에 더 집중돼 있고, 이를 위한 전용 커리어 미팅도 운영되고 있어요. 앞서 설정한 기대치와 주기적인 피드백은 결국 이 단계로 이어지는 기반이 됩니다.

성장 대화의 주도권은 구성원이 가집니다. 현재 맡은 역할 안에서 성장 기회를 먼저 찾아보고, 실제 성과나 실력 향상을 통해 다음 커리어를 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갑니다.

매니저는 구성원의 역량과 장기 커리어 목표를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기회를 설계하는 역할을 해요.

개발 대화를 시작하기 전, 구성원은 다음 내용을 먼저 준비해야 합니다.

  1. 성과 정의서와 피드백 체크인 완료하기
  2. 본인의 관심사와 커리어 목표 정리하기
  3. 매니저와 1회성이 아닌 연속적인 미팅 일정 계획하기
  4.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미리 준비하기

대화 이후에는, 아래의 팔로업을 진행합니다.

✔️ 본인의 개인 개발 계획 수립
✔️ 진행 상황을 점검을 위해 후속 미팅 어레인지
✔️ 3-6개월 주기로 현황 보고 및 리뷰
✔️ 온라인 리소스 및 추가 기회 탐색

매니저의 역할도 명확한데요.

  1. 먼저 기대 설정과 피드백 체크인이 선행됐는지 확인
  2. 방향을 지정하기보단 가능성을 열어주는 대화 진행
  3. 비즈니스 맥락을 제공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
  4. 대화의 70%는 듣고, 필요한 부분에서 명확히 짚어주는 정도로 가이드 제공

후속 단계에서는 다음을 챙깁니다.

✔️ 구성원이 개인 개발 계획을 실제로 완료했는지 확인
✔️ 필요한 내부 리소스나 기회 연결
✔️ 3~6개월 간격으로 다시 체크인하며 계획을 점검

성과에 따른 보상, 어떻게 연결될까?

어도비는 구성원의 성과와 기대가 실제 보상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체크인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매년 12월~1월 사이에는 보상 중심의 체크인이 진행되고, 이 시점은 어도비의 연간 스톡(지분) 지급 주기와도 맞물려 있어요.

보상 결정의 기준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목표 달성 수준, 다른 하나는 조직 내에서의 성장 가능성이에요. 보상 예산은 경영진이 전체 틀을 정하고, 매니저는 각 구성원의 기여도를 바탕으로 연봉 인상폭을 조정할 수 있어요. 시니어 리더는 이 추천안을 최종 검토하면서 전체 균형을 맞춥니다.

성과가 우수한 구성원에게는 연간 스톡 그랜트를 통해 추가 보상이 제공돼요. 성과와 보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죠.

승진과 성과 개선은 이렇게 결정돼요

어도비에서는 승진이 연말 보상 시즌에만 이뤄지는 게 아니에요. 성과와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면 언제든지 승진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퍼포먼스가 지속된다면 성과 개선 플랜을 통해 단기 목표 설정과 함께 개선 과정을 거치게 돼요. 이 과정은 문서화가 철저히 이뤄지고, 짧은 주기로 점검이 반복돼요.

중요한 건, 이런 판단이 연 1회 평가 시점에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어도비의 체크인 프레임워크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서, 매니저가 문제를 빠르게 인지하고 바로 개입할 수 있어요.

그 결과, 인정받을 사람은 제때 인정받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조치가 이뤄지죠. 연 1회 ‘평가 시즌’에 몰아서 처리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성장과 책임감을 촉진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이게 어도비가 체크인을 통해 만들고 있는 조직 문화예요.

어도비가 기존 성과 평가 방식을 완전히 바꾼 이유

체크인 시스템 도입 전까지, 어도비의 성과 평가는 전형적인 연 1회 리뷰 방식이었어요. 당시에는 구성원에게 다음 중 하나의 평가 등급을 매기고, 이를 바탕으로 보상과 승진이 결정됐죠.

  • High performer
  • Strong performer
  • Solid performer
  • Low performer

문제는 이게 상대평가기반이었다는 점이에요. ‘High performer’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실제 성과보다 등수가 더 중요하게 작용했죠. 결국 구성원의 직급, 등급, 순위가 연봉 인상과 스톡 그랜트까지 좌우했어요.

어도비는 이 구조에 한계를 느끼고, 연 1회 평가 자체를 없앤 첫 번째 기업 중 하나로 남게 됩니다. 대신 기술 기반의 지속적인 성과 관리 프로세스로 전환했어요.

이 변화는 구성원들에게도 즉각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어요. 내부 인트라넷에 이 소식이 올라오자마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고, 많은 구성원들이 환영과 지지를 보냈죠.

어도비가 이처럼 과감한 결정을 내린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어요. 지금부터 그 배경을 하나씩 짚어볼게요.

1. 과도한 행정 부담

연 1회 진행되던 성과 평가는 조직 전체의 시간을 과하게 잡아먹었어요. 도나 모리스 전 부사장에 따르면, 단순히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데만 매니저들의 총 8만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요. 성과 리뷰 자체보다, 준비 과정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훨씬 컸던 셈이죠. 아무리 효율화를 시도해도,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긴 어려웠습니다.

2. 구성원 몰입도 저하

구성원 설문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불만 중 하나가 바로 이 연말 평가였어요. 일 년 내내 별다른 피드백이 없다가, 연말에 갑자기 부정적인 평가가 떨어지기도 했거든요. 이런 방식은 구성원을 위축시키고, 개선 기회를 놓치게 만들며, 결국 이직률과 조직 분위기 모두에 악영향을 미쳤어요.

3. 스택 랭킹의 문제

일정 비율만 'High performer'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대평가 구조는 내부 경쟁만 키웠습니다. 팀워크보다는 개인 등수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협업 중심의 문화를 추구하던 어도비의 방향성과도 완전히 어긋났죠.

4. 너무 느린 피드백 주기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에 연 1회 리뷰는 맞지 않았어요. 이미 지나간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데 머무르다 보니, 실시간 개선과는 거리가 멀었고 성과 평가 직후 이직률이 높아지는 현상도 이어졌어요. 구성원들은 명확한 성장 방향 없이 막막함을 느꼈던 거죠.

5. 역효과를 불러오는 성과 라벨

“Solid performer”나 “Low performer” 같은 평가는 자칫 실패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역효과를 불렀어요. 구성원들은 본인의 등급에만 집착하게 되고, 실제로 어떤 부분을 잘했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는 놓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실 대부분의 구성원은 어떤 영역에선 뛰어나고, 어떤 영역에선 개발이 필요한데, 이런 단순한 평과 제도는 그걸 놓치게 만들었죠.

6. 비즈니스 변화와의 불일치

어도비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모델에서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모델로 비즈니스 방식을 완전히 전환했어요. 이제는 끊임없는 개선, 실험, 유연성이 요구되는 환경인데, 연 1회 리뷰는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어요. 조직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사람 관리 방식이 그대로일 수는 없었던 거죠.

어도비 성과 관리 혁신의 핵심은?

연 1회 전통적인 리뷰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체크인 모델로 전환한 어도비의 변화는 직원 몰입도, 이직률 개선, 비즈니스 성과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어요. 

그 중심에는 기대 설정, 목표 관리, 피드백, 성장, 보상이 하나로 통합된 구조가 있었죠. 빠르게 움직이는 어도비의 혁신 문화와도 완벽하게 맞물리는 시스템입니다.

매니저에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기존에는 연봉이나 평가 관련해서 민감한 대화를 회피하고 HR 탓을 하는 매니저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보상의 주체가 매니저로 바뀌었고, 시장 기준과 역할별 벤치마크를 참고해 공정하고 구체적인 결정을 직접 내릴 수 있게 됐죠.

이 변화는 단순히 권한 위임이 아니라, 성과 기반 보상 문화를 강화하는 핵심 장치가 되었고 매니저가 구성원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도록 만들어줬어요.

매니저의 부담 줄이기

체크인은 매년 기억을 되짚는 평가가 아니라, 일을 하면서 바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실시간 대화 구조예요. 그 덕분에 매니저는 ‘최근 일만 기억나는 편향(Recency Bias)’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구성원 입장에서도 지금 하는 일이 지금 평가받는 일이 되니 방향이 훨씬 명확해졌어요.

더 민첩하고 성장지향적인 팀 만들기

어도비는 체크인을 통해 구성원이 늘 기대치를 명확히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어요.

매니저는 스트레치 과제나 직무 순환, 러닝 기회를 지원하면서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게 도와줘요. 이런 구조 덕분에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 수 있죠.

불안 없는 성장 대화 만들기

과거 연말 평가는 긴장되고 불확실한 이벤트처럼 느껴졌다면,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대화로 바뀌었어요. 구성원은 1년 내내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방향을 잡아갈 수 있어요. 이런 환경은 몰입도와 동기 부여 모두를 높여줍니다.

HR의 역할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HR이 평가 시스템을 ‘관리’하는 쪽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매니저와 구성원이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돕는 역할로 변했어요.

이를 위해 HR팀은 다음과 같은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 피드백과 성장 대화를 위한 트레이닝
  • 체크인 각 단계를 도와주는 툴킷과 가이드
  • 목표 설정과 피드백을 위한 템플릿

정책을 강제하기보다, 대화를 설계하고 조직 전반에 피드백 중심 문화를 심어가는 게 핵심이에요.

미래를 대비하는 성과 관리 시스템

어도비는 체크인 시스템을 통해 성과 관리를 지속적이고, 투명하며, 성장 중심으로 재정의했어요. 기대 설정부터 목표, 피드백, 성장, 보상까지 하나의 흐름 안에 통합한 구조는 직원이 존중받고, 매니저는 책임을 지며, 조직은 더 민첩해지는 기반이 되고 있어요.

변화하는 일의 방식에 맞춰, 어도비는 이미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은 인재를 유지하고, 혁신을 만들고, 성과를 내는 조직. 그 출발점은 바로 '사람' 중심의 성과 평가 제도입니다.

어도비가 연 1회 성과 평가 제도를 폐지한 이유